2014년 개봉한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영화 <보이후드>는 영화 제작 방식에 있어 혁신적인 시도를 감행한 작품입니다. 한 소년이 6세부터 18세가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실제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매년 촬영하여 담아냈습니다. 주인공 메이슨 주니어 역의 엘라 콜트레인과 그의 가족으로 출연한 패트리샤 아퀘트, 에단 호크, 로렐라이 링클레이터는 영화 속 시간과 함께 실제로 나이를 먹고 변화하는 모습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아냈습니다. 이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반전보다는, 한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일상적인 경험들, 즉 가족 관계의 변화, 친구들과의 관계, 첫사랑, 학교생활, 부모님의 이혼과 재혼,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냅니다. <보이후드>는 관객들에게 마치 자신의 어린 시절이나 자녀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삶의 순간순간들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보편적인 진리를 이야기합니다.
1. 영화 <보이후드> 정보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2년 동안 매년 촬영하여 완성한 독특한 제작 방식의 영화입니다. 제8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패트리샤 아퀘트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감독 / 각본 :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 엘라 콜트레인 (메이슨 주니어 역), 패트리샤 아퀘트 (올리비아 역), 에단 호크 (메이슨 시니어 역), 로렐라이 링클레이터 (사만다 역) 외
장르 : 드라마
제작사 : IFC 프로덕션, 디투어 필름 프로덕션
배급사 : [미국] IFC 필름 [한국] UPI 코리아
상영 시간 : 165분
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2. 줄거리
영화는 텍사스에 사는 여섯 살 소년 메이슨 주니어의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이혼한 부모님과 누나 사만다와 함께 살고 있는 메이슨은 평범한 어린 시절을 보냅니다. 엄마 올리비아는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대학에서 공부하고 교수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가끔씩 아이들을 찾아오는 아빠 메이슨 시니어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아이들과 서먹하지만 점차 친밀한 관계를 맺어갑니다. 영화는 매년 메이슨의 성장 과정을 따라갑니다. 초등학생이 된 메이슨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장난을 치며 시간을 보냅니다. 엄마는 재혼하지만, 새아빠와의 관계는 순탄치 않고 결국 다시 이혼하게 됩니다. 메이슨과 사만다는 엄마의 재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여러 번 이사를 다니고 학교를 옮겨야 했습니다. 사춘기에 접어든 메이슨은 사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점차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나갑니다. 여자친구를 사귀고 이별을 경험하며 사랑의 감정을 배우고, 학교생활과 진로에 대해 고민합니다. 아빠 메이슨 시니어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조언을 해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점차 좋은 아빠의 모습을 갖춰갑니다. 메이슨은 고등학생이 되어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사진작가로서의 꿈을 키우고, 대학 진학을 준비합니다. 엄마 올리비아는 교수가 되어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지만, 아이들이 독립하는 것에 대해 섭섭함과 공허함을 느낍니다. 누나 사만다는 먼저 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의 삶을 찾아갑니다. 마침내 메이슨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합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자신의 미래를 향해 첫걸음을 내딛습니다. 영화는 메이슨이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특별한 사건 없이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메이슨은 조금씩 성장하고 변화하며 어른이 되어갑니다.
3. 총평
<보이후드>는 영화라는 매체가 시간을 담아내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한 사람의 성장 과정을 가장 현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12년이라는 실제 시간을 영화 속에 녹여냄으로써, 관객들은 주인공 메이슨과 그의 가족이 겪는 변화와 성장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배우들이 실제로 나이를 먹고 외모와 내면이 변화하는 모습은 그 어떤 특수 효과보다 강력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이 영화는 극적인 사건보다는 일상적인 순간들에 집중합니다. 부모님의 다툼, 친구들과의 대화, 학교에서의 경험,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 등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보편적인 경험들이 영화를 채웁니다. 이러한 평범함 속에서 관객들은 자신의 과거를 투영하고 공감하며 깊은 울림을 느낍니다. 패트리샤 아퀘트와 에단 호크는 이혼 후에도 아이들을 위해 노력하는 부모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연기하며 극의 중심을 잡아줍니다. 특히 패트리샤 아퀘트는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엄마의 모습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주인공 엘라 콜트레인 역시 12년 동안 메이슨이라는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입니다. <보이후드>는 인생은 특별한 순간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임을 이야기합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메이슨의 삶은 계속될 것이라는 여운을 남기며, 관객들 각자의 삶과 성장에 대해 돌아보게 만듭니다. 영화 제작 방식의 혁신성과 보편적인 메시지가 조화를 이룬,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