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웰컴 투 동막골>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박광현 감독이 12년 만에 선보인 장편 영화 <조작된 도시>는 개봉 당시 신선한 소재와 빠른 전개로 주목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가상현실 게임 세계와 현실 세계를 오가며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범죄 액션 스릴러를 선사합니다. 주인공 권유가 아무런 이유 없이 끔찍한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거대한 배후 세력에 의해 그의 삶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충격을 안겨줍니다. 영화는 단순히 누명을 벗는 과정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정보와 권력이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꼬집으며 진실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1. 영화 <조작된 도시> 정보
감독 : 박광현
각본 : 박광현, 오상호
출연 : 지창욱 (권유 역), 심은경 (여울 역), 안재홍 (데몰리션 역), 오정세 (민천상 역), 김상호 (마덕수 역), 김민교 (용도사 역), 김기천 (추상덕 회장 역) 외
장르 : 범죄, 액션, 스릴러
제작사 : TPS컴퍼니, 영화사 심플렉스, 컬처메이트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상영 시간 : 126분
상영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2. 줄거리
영화는 게임 세계 속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곳에서 '대장'으로 불리는 권유는 뛰어난 전략과 리더십으로 팀원들을 이끌며 승리를 쟁취합니다. 하지만 게임 화면이 꺼지면 그는 현실 세계의 평범한 백수일뿐입니다. PC방에서 시간을 보내던 권유는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아달라는 낯선 여성의 전화를 받게 되고, 사례금 30만 원에 이끌려 그녀의 부탁을 들어줍니다. 이것이 그의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함정이었다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권유는 자신의 집에서 들이닥친 경찰들에게 체포됩니다. 죄목은 충격적 이게도 살인 및 강간. 그는 순식간에 끔찍한 범죄의 용의자로 몰리게 되고, 조작된 증거들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무죄를 필사적으로 주장하지만, 세상은 이미 그를 흉악범으로 단정 짓고 멸시합니다. 최악의 범죄자들이 모인다는 교도소에 수감된 권유의 삶은 더욱 비참해집니다. 교도소의 절대 권력자인 마덕수 패거리에게 매일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 출신이었던 그는 본능적으로 급소를 피해 맞으며 버텨냅니다.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는 마덕수의 경쟁 상대인 연쇄살인범(우현 분)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교도소를 탈출하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탈옥 후, 권유는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거대한 배후 세력의 실체를 파헤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게임 세계에서 함께 팀을 이뤘던 동료들에게 연락을 취하고, 현실 세계에서 '부활'이라는 이름의 팀을 재결성합니다. 팀원들은 천재적인 해킹 실력을 가진 '여울'(심은경 분)과 뛰어난 특수효과 및 장비 전문가 '데몰리션'(안재홍 분), 그리고 게임 속에서 권유를 따랐던 다른 동료들입니다. 이들은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여 권유에게 씌워진 누명이 어떻게 조작되었는지를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이 사건이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라, 돈과 권력을 가진 특정 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고한 사람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증거를 조작한 거대한 음모의 일부임을 알게 됩니다. 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중심에는 악랄한 변호사 민천상(오정세 분)이 있습니다. 그는 의뢰인인 추상덕 회장의 딸과 관련된 문제를 덮기 위해 권유를 희생양으로 삼았습니다. 권유와 '부활' 팀은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들며 조작된 증거들을 파헤치고 진실을 밝히기 위한 위험한 작전을 수행합니다. 그들은 CCTV 영상을 해킹하고, 가짜 증거를 만들고, 사람들의 시선을 돌리는 등 기발한 방법들을 동원합니다. 탈옥 과정에서 도움을 준 아프리카 출신 부부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만나는 조력자들의 도움도 받으며 위기를 헤쳐나갑니다. 영화는 권유와 팀원들이 겪는 숨 막히는 추격전과 액션 시퀀스를 통해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마침내 진실의 배후에 있는 거대한 세력과 정면으로 맞서는 클라이맥스로 향합니다.
3. 총평
<조작된 도시>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이면, 즉 정보의 조작과 권력의 남용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게임 세계의 리더십이 현실 문제 해결에 적용되는 독특한 설정은 영화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이며, 지창욱, 심은경, 안재홍 배우의 신선한 조합과 케미스트리가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습니다. 특히 지창욱 배우는 첫 스크린 주연임에도 불구하고 액션과 감정 연기를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극을 이끌어갑니다. 영화는 빠른 속도로 전개되며 다양한 액션과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해킹, 잠입, 추격 등 다채로운 장면들이 이어지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입니다. 또한, 팀원들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협력하는 모습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다만, 일부 비판적인 시각에서는 영화의 설정이나 전개가 다소 과장되거나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악당들의 동기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거나, 사건 해결 과정이 너무 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에도 불구하고, <조작된 도시>는 사회 부조리에 대한 통쾌한 복수극으로서의 재미를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거대한 시스템에 맞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대리 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오락적인 재미와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동시에 담아내려는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시원한 액션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를 찾는 분들께 추천할 만합니다.